연세세브란스 새병원 1993

최초의 설명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새병원은 천 개의 병상을 포함하는 대규모의 건축물로서, 19세기 말 한국의 초기 근대화 과정에서 출발한 광혜원의 21세기적 모델이다. 5만 4,000평이라는 연면적과 21층이라는 건물 규모는 당시 전례가 없던 것으로서, 환자 중심적 치유환경(healing environment)을 제공하고 유연한 곡선의 파사드가 인상적인 랜드마크로서 기능한다. 본 프로젝트의 구성요소들 중 도로에 인접한 외래진료동은 그중 모든 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는 외래환자를 위한 예방과 치료라는 현대의학의 중심개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100여 미터에 이르는 지하 2층부터 지상 6층까지의 8개층 규모로 구성되는 아트리움 공간은 많은 유동인구를 유발하는 강력한 흡인력을 지닌다.


작품 현황

황철호 팀장, 박원배 대리/ 설계3본부
1996. 07.

프로젝트 진행 상황

연세의료원 새병원 설계의 공식적 출발은 계약일자인 1994년 11월 4일로부터 시작되지만, 실제는 1993년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1993년 한 해의 Project 진행사항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1993. 4. 7. ~ 9. 7. 종합대지 이용계획 (Master Plan) -정림건축
• 1993. 11. 24. 설계응모사 설명회
• 1993. 12. 10. 새 세브란스 병원 건축설계회사 확정 -정림건축 (이 때 공동설계회사로 미국 Ellerbe Becket사가 정해졌다.)

이듬해인 1994년에 접어들면서 기획과정(Program Phase)이 시작되었다. 우선 착수한 일은 최신 병원건축자료들을 자료화하는 일이었는데, 그 즈음 삼성의료원, 아주대병원, 현대중앙병원 등과 같은 한국 병원건축이 새로운 장을 여는 대규모 첨단병원들이 속속 개원하는 터라 이들에 대한 자료수집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또 한편으로는 건축주인 연세의료원 역시 위의 병원들뿐만 아니라 새병원의 모범이 될 만한 외국의 최신 병원들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느끼고 정림측과 함께 (김창일 부회장, 국순모 이사 참가) 3차에 나뉘어 일본, 미국, 유럽의 우수병원을 사찰하였다.

이와 동시에 정림측과 연세의료원 양측의 실무자들은 앞서 언급한 최신 병원자료 수집/분석 이외에 새병원 운영계획서 및 면적계획(Space Program) 작성에 주력하였다. 정림측은 주로 기존 병원 사례의 분석(평면구성, 면적비교) 및 건축관련 법규, 대지분석 등의 자료를 정리하여 건축주에게 제공하였고, 건축주는 건축추진본부를 구성하여 운영계획, 과별면적 책정 및 실별면적표 작성 등을 하였다. 새병원 설계에 관련된 이들 각종 안건들은 매주 간사단 회의(정림측도 Observer로 참석)를 통해 토의·결정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감탄할 만한 것은, 충분한 자질을 가진 의료계획가(Medical Planner)가 드문 국내 사정을 감안해 볼 때, 건축주(병원 행정), 사용자(의료진), 설계자들이 이렇게 체계적으로 시간과 공을 들여 기획과정을 거친 예는 별로 없었을 것이다.

새병원 프로젝트가 긴 시동 끝에 1단 기어를 넣은 것은 1994년 11월 말 경 Ellerbe Becket(이하 EB)의 건축·의료 계획팀이 기획설계회의차 방한하면서부터였다. 건축주, 사용자, 설계자(정림/EB) 합동으로 열린 제1차 건축주 회의(12.1~12.9)를 통해 그동안의 수집자료를 기본으로 하여 기본 매스, 단면, 평면블록계획이 결정되었고 1995년 1월 6일 기획설계 보고서가 완료되었다.

초기안(아트리움)
초기안(정면에서 바라본 모습)

1995년 1월 7일 드디어 기어는 2단에 넣어지고 계획설계가 시작되었다. 미국에서 EB와 공동으로 계획설계를 수행하기 위하여 정림측 계획설계팀이 LA로 출장길에 올랐다. 1차 출장은 1월 7일부터 2월 15일까지, 2차 출장은 4월 1일부터 5월 13일까지로 정림/EB 팀은 두 팀으로 나뉘어 작업했다. 우선 건축(Architecture)팀은 건물배치, 매스, 평면, 단면, 입면 및 기타 동선, 교통, 증축 등의 숙제 등을 안고 씨름했고, 의료계획(Medical Planning)팀은 과별 배치, 실별 배치 등 의료시설 평면구성 등의 작업과 씨름했다. 이 두 팀 간의 전문화 및 상호보완적인 관계는 병원설계 프로세스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데 EB는 다년간의 병원설계 경험 덕분에 매우 창조적이면서 체계적인 작업진행을 보여주어 인상적이었다. (병원건축에 주로 전념하고 있는 우리 설계3본부 사람들은 이 두 팀 간의 애증관계를 잘 알 것이다.) 이후 계획설계 보고서, 모델, 도면 작성 등으로 6월 21일 계획설계가 납품되고 7월 31일 승인을 받았다.

배치도
기준층(10-19) 평면도

5층 평면도

3층 평면도










  1. 의국
  2. Nurse station
  3. DAYROOM
  4. 처치실
  5. 수간호사실
  6. 병실
  7. 성형외과
  8. 피부과
  9. 통증치료실
  10. 뇌신경센터
  11. 간호사무실
  12. 아트리움
  13. 외래수술부
  14. 회복실
  15. 수술부A
  16. 탈의실
  17. 외과계중환자실
  18. 준비실
  19. 수술부B
  20. 수술사무실
  21. 오염물반송실
  22. 수술부C
  23. 회복실
  24. 마취실
  25. 진단병리과
  26. 인턴실
  27. 약국
  28. 사회사업실
  29. 원무과
  30. 간호사무실

이로써 계획설계는 기본설계로 이어지고 계획심의, 교통영향평가 등의 대관업무가 진행되었고 조경, 인테리어에 관한 구체적 계획안들이 거론되기 시작하였다. 이때부터의 작업은 EB는 미국에서, 정림은 한국에서 각자의 업무범위를 갖고 공조체계를 구성하였다. 기어 3단에 진입하는 이 때부터는 각 과별 레이아웃조정, 실별 장비목록 및 자료조사 등 의료계획이 구체화 되었고 건축 파트는 구조, 설비에 따른 구체화 등으로 새병원 설계를 안팎으로 다지는 시간이 되었다.

현재는 기본설계를 최종보완하는 동시에 실시설계에 착수하여 마지막 기어에 돌입한 상태이다. 팀원수도 계획 초창기의 3명에서 20여명으로 늘어나 대형 프로젝트다운 면모를 갖추었고, 총 5만여 평인 새병원의 수많은 사항들을 구석구석 교차점검하는 가운데 완벽한 설계를 완성하기 위해 힘차게 악셀을 밟고 있는 중이다.

정면도(서측면도)

단면도
매스 및 파사드 계획(정면)
매스 및 파사드 계획(북측면)
아트리움 계획

《대청마루 정림건축 설계정보지 제11호》, 1996, 46~51쪽


연감집

소개글
120년 전 국내 최초의 근대적 서양병원인 광혜원으로 출발한 연세의료원은 올해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였다. 지난 5월 개원한 세브란스 새병원이 바로 그것이다. 54,000평 규모의 21층 건물로 탄생한 이 병원은 국내 병원설계에 있어서도 하나의 전기를 이룰만한 대작이라고 할 수 있다. 원 설계 2년 반을 포함하여,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계속된 수차례의 설계 변경까지 합한다면 총 설계기간은 거의 10년에 달하며, 시공시간 역시 4년 8개월에 이르는 대장정이었다.

새병원은 정림건축이 1993년 신촌 세브란스 의료원 전체 대지에 수행한 마스터플랜의 일환으로서 가장 먼저 착수된 프로젝트이다. 이에 따라 설계착수 이전 건축주와 설계자는 1년 간의 기획기간을 통해 새병원 설계를 위한 초석을 다졌다. 1994년 겨울 시작된 새병원의 원 설계는 미국 엘러비 버켓(Ellerbe Becket)사와의 공동설계로 이루어졌다. 정림건축이 20여 년간 축적해온 병원설계 노하우와, 기획기간 동안 건축주와 함께한 준비과정은 엘러비 버켓의 전문적 의료계획 및 참신한 아이디어와 결합함으로써, 첨단 기능과 아름다운 조형을 갖춘 새병원이라는 결실을 맞이한 것이다.

계획의 배경 및 목표
60년대부터 지어진 기존 신촌 세브란스 의료원의 시설들이 노후화함에 따라 기존 시설로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한계점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되었다. 세브란스 새병원은 신촌 부지에 대한 장기적 종합대지이용계획을 토대로 세계적 수준의 새병원을 설립함으로써 이후 기존 시설들의 증개축과 더불어 의료원 전체가 새롭게 거듭난다는 취지로서 계획되었다. 새병원 설계의 계획목표는 다음과 같다.

• 최첨단 병원: 1,000병상 규모의 전문센터화 병원으로서, 국제적 수준의 진료서비스와 시설로서 새로운 이미지 구현
• 쾌적한 병원: 환자 중심적 치유환경(Healing Environment) 조성, 대형 건물의 취약점을 극복하여 자연과 함께하는 밝고 쾌적한 내부환경 제공
• 효율적 병원: 진료 효율 및 동선 시스템의 합리화, 기존 건물들과의 연계성 등을 고려하여 병원 기능상의 효율성과 경제성 추구
• 미래지향적 병원: 미래의 의료수요에 대처할 수 있는 융통성을 확보하고, 전문화에 적응하는 시설계획으로 가장 모범적인 국내병원으로서의 모듈 제시

설계개념
새병원은 1,000병상 규모로서, 연면적은 초기 39,000평 규모부터 시작되어 실시설계와 설계변경 등을 거치며 최종 54,000평에 이르게 된다. 건물의 전체적 디자인은 반집중형(Semi-bundled)의 탑상형(Tower on base) 개념으로, 건물은 크게 5개의 덩어리로 구성되어있다

.• 외래진료동: 새병원에 있어 외래진료동은 ‘전문센터 중심’의 병원인 만큼 기존 병원들과는 전혀 다른 중요도를 가지고 있다. 건축주와의 일련의 워크샵을 통해서 외래진료동은 외부로부터의 내원객 접근동선이 가장 짧은 성산대로 쪽이 아닌 의료원 전체의 중심부, 즉 대지 안쪽으로 배치되어, 기존 시설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게끔 하였다.
• 중앙 진료동: 병원에 있어 중앙진료동은 수술부나 방사선과와 같이 입원환자와 외래환자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시설이다. 특히 수술부는 가장 규모가 큰 진료과이기 때문에 중앙진료동의 바닥넓이를 결정하는 주요 인자가 된다. 새병원의 중앙진료동은 성산대로 쪽으로 배치되었고, 외래진료동과의 사이에는 아트리움이 배치된다.
• 병동 타워: 새병원 매스에 있어 수직적인 요소임과 동시에 새병원의 미래지향성을 상징하는 랜드마크이다. 병동은 삼각형 형태로서, 저층부 위로 가볍게 떠오르는 느낌을 주도록 계획하였으며, 타워와 저층부와의 사이에는 뒤편 하늘이 보이게끔 개구부를 형성함으로서 거대한 매스가 압도하는 느낌을 주는 것을 완화시켰다.
• 지하주차장: 겉으로 드러나는 매스는 아니지만, 저층부를 이루는 외래진료동, 중앙진료동, 아트리움 등의 하부구조를 형성한다. 특히 아트리움의 자연채광이 지하주차장까지 연장됨으로 인해서 주차장 내에서 로비로 사람들을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입면 디자인
입면 개념에서는 세브란스 의료원의 ‘역사성’과 ‘미래지향성’을 동시에 충족시키고자 하였다. 이에 따라 저층부는 기존 건물들과 유사한 재료와 디자인으로 주변 콘텍스트에 어울리게 하고, 이와는 대조적으로 연세의료원의 미래를 상징하는 병동타워는 알루미늄 패널이라는 이질적인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조화와 대비가 어우러지는 디자인 개념이 완성되었다.

매스계획
세브란스 병원은 기존 병원들과 달리 본격적인 ‘전문외래센터 중심’의 병원이다. 이에 따라 병동타워의 입원환자들의 동선을 중앙진료동 뿐만 아니라 외래진료동으로도 직접 수직으로 연결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그 결과 병동이 외래동과 중앙진료동 양쪽에 걸치는 독특한 매스형태가 나온 것이다.

중앙 대계단
병동 타워 다음으로 새병원을 시각적으로 특징 짓는 요소는 건물 정면에서 저층부 옥상정원까지 이어지는 ‘중앙 대계단(Grand Stair)’이다. 중앙 대계단은 세브란스 병원의 거대한 매스가 의료원을 동서로 갈라놓는 것을 완화시켜주며, 이로 형성된 개구부를 통하여 건물 너머의 하늘이 보이도록 함으로써 의료원의 동과 서를 상징적으로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아트리움
병원설계에 있어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길찾기(way-finding)이다. 새병원의 아트리움은 높이 8개층, 길이 100m에 달하며, 외래진료동과 중앙진료동을 시각적으로 구분시킴으로써 내원객들을 위한 길찾기(way-finding)의 지표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건물 깊숙이 자연 채광을 끌어들인다.

로비층 편의시설
새병원의 로비 및 공용공간의 개념은 ‘병원 같지 않은 이미지’이다. 이러한 예는 외국의 병원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새병원 역시 병원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호텔이나 고급 쇼핑몰의 로비 개념과 유사하다. 국내 최초로 로비층에 배치된 1,200여 평의 편의시설은 환자와 직원은 물론 내원객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

토탈 디자인
세브란스 새병원은 붉은색 사암의 외래진료동 벽체, 아트월(Art Wall), 조명과 분수가 어우러진 대기좌석 등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로비의 인테리어는 물론, 병실을 비롯하여 거의 모든 진료실에도 수준 높은 ‘의료 인테리어(Medical Interior)’ 설계가 반영되어 있다. 새병원은 내·외부공간의 일관된 완성도에 있어 국내 타 병원에서는 볼 수 없는 수준을 보여준다.


《Junglim Works》, 2006, 438~451쪽


사진

전경
서측 전경
동측 전경
남동측 전경

진입부 계단
외부 상세
아트리움
중앙 계단
중앙 진료동
병실

강당
엘리베이터 홀
야경

설계 크레딧 및 건축 개요

위치: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용도: Medical/Welfare
대지면적: 30,936.00㎡
건축면적: 14,318.41㎡
연면적: 163,418.79㎡
규모 지하/지상: 지하 3층, 지상 21층
설계연도: 1993년
준공연도: 2005년

책임건축가: 김창일
담당건축가: 국순모
설계담당: 이귀남, 방혜석, 황철호, 손영준, 백기동
설계참여: 박원배, 성기택, 윤종호, 정형권, 허은영, 방효영, 심규훈, 성수진, 노 휘, 이윤석
협동설계: Ellerbe Becket(담당건축가: 김 균)

자료 및 정보 출처

∟ 웹아카이브에 공개한 자료 및 정보의 원본(혹은 사본)에 접근할 수 있도록 출처를 밝힌다.
∟ 항목의 괄호 속 숫자는 정림건축 내부에서 관리하는 프로젝트 번호(프로젝트의 실행 시기나 자료의 생산 시점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음).
∟ 자료의 명칭은 검색 및 조회가 가능한 것으로 밝힘(해당 자료 원본의 명칭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음).
∟ 황철호, 박원배, ‘연세의료원 새병원'(작업현황, 설계3본부),『대청마루 정림건축 설계정보지 제11호』, 1996, 46~51쪽.
∟ 《Junglim Works》(정림건축 연감집), 2006, 438~451쪽
http://www.junglim.co.kr/works/design/359/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