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건축 정림건축 1967~1987

교회의 형태

교회는 어두운 세상에 등불과 같이 세상 사람들의 삶에 소망과 사랑을 심어 주는 곳이다. 신자건 아니건 동경하고 품에 안기고 싶은 포용성 있는 건축물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교회는 전달하기 원하는 메시지를 친근감 있게 은유적으로 표현해야한다. 인간의 내적 갈등과 그 무거운 짐을 벗어버리고 의지하고 싶은 모습, 그리스도의 이미지, 하나님 나라의 소망 등이 조소적(Sculptural Form) 으로 표현되어 사람들의 마음에 호소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너무 과장되거나 너무 특이하여 이상하거나 규모가 너무 커서 주변을 압도하지 않아야 한다.

성서적으로 교회의 본질은 하나님과 화해하여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는 사람들의 모임을 뜻하며, 기독교는 이러한 하나님과의 본질적 조화를 바탕으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회, 사람과 자연이 조화와 사랑의 정신으로 화해하는 종교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한갓지고 자연의 요소가 풍부한 농촌에도 큰 건물이 빽빽이 들어찬 도심에도 주택가나 Slum 등에도 어떠한 환경에서나 잘 조화되어 그 자애로운 모습으로 하나님과 복음과 교회의 본질을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교회는 사람들로부터 경멸이나 혐오 되는 건축물이 아니라 구원의 상징으로서 흠모 되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과 발길을 끄는 건축물이 되어야 한다.

교회의 공간

그리스도인의 모임을 뜻하는 ‘교회의 건물’로서 교회는 그 모임이 갖는 예배, 교육, 교제, 선교(전도와 봉사) 라는 요소에 따라 공간이 분할된다.

교회가 갖는 여러 요소가 다 중요하지만 교회란 하나님을 경배하기 위해 공동으로 모여 예배드리는 공간이라 하여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 예배공간은 신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임재하시는 하나님께서 이 신자 공동체가 모인 장소에 와 계신다는 것이 표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그 공간은 거룩하고 경건해야하며 영적인 분위기여야 한다. 신도가 진정한 마음으로 기도드리고 경배하는 공간이어야 하며 찬양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간결하면서도 우아하고 경건하면서도 따뜻한, 신비적이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공간,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한국의 교회는 외국에 비해 많은 신도석을 요구한다.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공간으로 1,000석이 넘으면 과대하여 경건하고 영적인 예배공간이 되기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예배 공간에 위계Hierarchy를 부여하는 것이 좋다. Nave인 주공간에 여러 소공간을 덧붙여 공간에 변화를 줌으로써 예배 분위기를 한층 더 성스럽게 고조시킬 수 있고 신도석을 확보할 수 있다. 단순한 강당같은 공간이 아닌 공간의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교회의 예배 분위기에는 빛의 효과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경과 찬송의 활자를 읽을 수 있는 정도의 밝기의 공간은 퍽 장엄하다. 여기에 비치는 빛의 줄기는 사랑과 소망의 빛이 되며 우리 마음에 평화와 위로의 불빛이 된다. 또한 빛을 제단과 설교단에 내려 비치도록 하여 말씀인 메시지가 중심이 되는 공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교인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예배당에 접근한다. 접근하면서 마음의 자세를 갖출 수 있도록 도입공간을 중요하게 다루어야 한다. 조금 길거나 돌려 진입시키는 것이 좋고 계단보다는 경사로로 완만하게 진입시키는 것이 좋다.

전실인 Narthex도 예배공간 못지 않게 중요하다. 우리 구속자가 되신 주님께 나아가는 기쁜 마음, 진리를 사모하는 갈급한 마음을 진정시키고 옷깃을 여미며 경외하는 마음과 순종코자 하는 자세를 갖게 하는 공간적 계획이 필요하다.

또한 교회에는 교육 · 교제 · 선교의 공간이 필요하다. 어린이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신도들에게 그리스도를 가르치는 신앙교육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공간이 요구된다. 또한 교회에는 교회 밖의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있어야 한다. 전도와 봉사를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베풀기 위한 그 지역의 구심이며 자비의 근원인 봉사의 공간이다. 교회가 그리스도인의 모임인 만큼 신도간의 교제의 장이 확충되어야 한다. 외국에서는 예배공간을 융통성있게 활용하여 예배공간의 일부를 이에 할애하는 경우도 있다. 신자간의 안온하고 인격적인 만남을 가능케 하는 공간이 필요하다.

신도의 수에 따라 규모가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겠으나 교회 건물 자체가 너무 크고 웅장하고 사치스러울 만큼 화려한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 주변과 조화를 이루며 그 지역사회의 중심이며 안식처와 같은 아담한 교회가 필요하다. 교회의 공간도 예배공간만을 중요시할 것만 아니라 나머지 요소들이 효과적으로 구성되어 활용되어야 한다. 특히 교제와 선교의 공간이 잘 계획되어야 한다.

큰 것이 좋아보이는 시대이지만 작더라도 기독교의 메시지를 은유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그래서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과 사랑을 주고 친근감을 줄 수 있는 교회건축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자료 및 정보 출처

《정림건축 1967~1987》, 1987, 77쪽